별이의 타로

에피소드 / 이별

이별 후, 마음이 도무지 안 정리될 때

· 이별 타로

이별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의 방은, 밤에도 불이 잘 안 꺼져. 별이는 그런 창을 오래 바라봤어.

이별의 길은 이상하게 뒤를 향해 나 있어. 앞으로 걸어야 하는데 자꾸 뒤를 봐. 쏟아진 것, 잃은 것, "그때 이렇게 했다면" 하는 것들. 그게 나쁜 건 아니야. 원래 그 구간이 그래.

별이가 비춘 카드는 컵 5. 세 개의 잔은 엎어져 쏟아졌고, 한 사람이 그걸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카드야. 슬픈 카드처럼 보이지? 근데 이 카드엔 잘 안 보이는 게 하나 더 있어. 아직 넘어지지 않은 잔이 두 개, 그 사람 뒤에 남아 있어.

컵 5는 이렇게 말해. 지금은 쏟아진 걸 보는 시간이 맞다고. 억지로 "괜찮아"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. 다만, 눈물이 조금 마르면 — 뒤에 아직 남은 잔 두 개가 있다는 것도 언젠가 보일 거라고.

이별을 빨리 정리하는 법 같은 건 사실 없어. 슬픔은 지름길이 없거든. 그러니 오늘은 정리하려고 애쓰지 마. 그냥 오늘 하루를 지나 보내는 것, 그것만으로도 넌 이미 한 걸음 걷고 있는 거야.

거꾸로 놓인 마음도 길의 일부야. 잠깐 멈춰 서는 자리일 뿐, 끝난 길이 아니야. 남은 잔 두 개는 도망가지 않아. 천천히 봐도 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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