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이의 타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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짝사랑, 그 사람 마음이 궁금할 때

바람이 선선한 밤, 별이는 강변 산책로의 돌난간 위를 걷고 있었어. 강물엔 건너편 불빛이 길게 풀어져 일렁이고. 난간에 기대선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, 강은 안 보고 휴대폰만 봐. 화면엔 어떤 사람의 프로필. 마지막 접속 시간, 어제 바뀐 상태 메시지 — 별거 아닌 걸 암호문처럼 한참 읽고 있었어.

"이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." 짝사랑의 밤은 이 한 문장으로 다 설명돼. 상태 메시지 속 노래 가사가 나 들으라는 신호인가 싶다가, 에이 아니겠지 싶다가. 해석만 쌓이고 답은 없는 밤.

별이는 별꼬리 끝을 밝혀 난간 위에 카드 한 장을 비췄어. 여사제. 두루마리를 안고 말없이 앉아, 겉으로 안 보이는 것을 아는 카드야. 그래서 짝사랑 질문에 자주 나오지. 근데 여기서 별이가 아주 솔직하게 말해둘게 — 그 사람 마음은 나도, 이 카드도 대신 읽어줄 수 없어. 그 마음의 열쇠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람 손에만 있거든. "그 사람도 널 좋아해" 같은 말은 달콤하지만, 그건 카드가 아니라 그냥 듣기 좋은 소리야.

여사제가 정말 비추는 건 강 건너편이 아니라 네 안쪽이야. 그 사람을 떠올릴 때 마음이 살짝 부풀어 오르는지, 아니면 자꾸 조여들기만 하는지. 짝사랑이 유난히 힘든 날은 상대를 몰라서라기보다, 내 마음의 온도를 나도 놓쳐버린 날일 때가 많더라.

그러니 오늘 밤은 프로필 대신 네 마음을 강물처럼 들여다봐. 이 마음이 나를 반짝이게 하는지, 자꾸 가라앉히는지. 그것만 또렷해져도 다음 걸음이 훨씬 가벼워져. 강물은 건너편 사정을 말해주지 않지만, 들여다보는 사람의 얼굴은 비춰주잖아. 여사제가 하는 일도 딱 그만큼이야. 그 얼굴을 보고 어디로 갈지 정하는 건 — 언제나 너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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