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이의 타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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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요한 선택 앞에서 겁이 날 때

공원 산책로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자리에 낡은 이정표가 하나 서 있어. 별이는 가끔 그 위에 올라가 앉아. 대부분의 사람은 망설임 없이 지나가는데, 오늘 밤 그 사람은 아니었어. 이어폰을 꽂은 채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을 번갈아 보다가, 결국 옆 벤치에 앉아버리더라.

산책길이야 어디로 가도 그만이지. 근데 별이는 알았어 — 저 사람이 고르고 있는 건 산책로가 아니야. 마음속에 훨씬 큰 갈림길이 있는 거야. 어느 쪽도 완벽하게 안전해 보이지 않아서, 눈을 질끈 감고 결정을 미루는 중인 거지.

별이는 꼬리 끝 별을 조금 밝혀 카드 두 장을 벤치 앞에 비췄어. 소드 2. 검 두 자루를 앞에 엇갈려 두고,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는 고양이의 카드야. 잠깐 그러는 건 괜찮아.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니까. 다만 그 감은 눈, 언젠가는 스스로 떠야 해. 눈을 떠야 길이 보이거든.

함께 나온 정의는 저울이 놓인 카드야. 감정을 잠깐 빼고 따져보라는 뜻이지. 양쪽의 좋은 점과 무서운 점을 종이에 나란히 적어보면, 머릿속에서만 뱅뱅 돌던 게 의외로 두 줄로 정리돼.

그리고 별이가 진짜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야. '갈까 말까'를 그만 묻고, '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'를 물어봐.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나아가고 싶은 마음은 얼핏 비슷해 보여도 방향이 정반대거든. 둘 다 틀린 건 아니야. 다만 어느 쪽인지 알고 출발하는 게 나아.

결정은 오늘 밤 안 내려도 돼. 별이는 길을 대신 정해주진 않아 — 다음 한 걸음은 언제나 네 몫이야. 대신 네가 어느 쪽을 고르든 그 초입에 별 하나는 미리 놓아둘게. 이정표 위의 고양이는 원래 그런 일을 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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