밤 열 시의 놀이터는 고양이 차지야. 별이가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별꼬리를 흔들고 있는데, 누가 그네에 와서 앉더라. 어른이 그네에 앉는 밤은 대체로 마음이 복잡한 밤이지. 옆 그네는 비어 있었어. 학교 다닐 땐 늘 저기 같이 앉던 친구가 있었을 텐데.
요즘 그 친구 소식을 건너서 들었대. 이직했다더라, 이사 간다더라 — 예전 같으면 제일 먼저 알았을 이야기를 다른 사람 입으로 듣는 순간,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지. 크게 싸운 것도 아닌데,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멀어졌지 싶고.
별이는 빈 그네 위에 카드 한 장을 비췄어. 소드 3. 심장에 칼 세 자루가 꽂힌 그림의 카드야. 근데 이 카드는 "끝났다"고 말하는 게 아니야. "아프다"고 말하는 카드야. 그리고 아픈 건, 그만큼 소중했다는 증거야. 아무래도 좋은 사이였다면 애초에 아무 느낌도 없었을 테니까.
관계에도 계절이 있어. 매일 붙어 있던 사이가 각자의 겨울을 지나느라 잠시 멀어지기도 하고, 몇 년 만에 다시 여름처럼 가까워지기도 해. 그 친구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는 별이도 몰라 — 그건 그 친구만 아는 거야. 다만 네 마음이 아직 시큰하다는 것 하나는 확실히 보여.
오늘 할 수 있는 건 소박해. 안부 한 줄, "잘 지내?" 그거면 돼. 답이 어떻게 오든 안 오든, 보낼지 말지부터가 네 선택이야. 별이는 빈 그네나 슬쩍 밀어두고 갈게. 그네는 원래, 다시 올 사람을 위해 흔들리고 있는 법이거든.
관계를 한 장으로 보기 →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