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이의 에피소드
카드 설명서가 아니라, 별이가 밤 산책을 하다 만난 이야기들이야. 비슷한 밤을 보내고 있다면 하나 골라 읽어봐.
연애조회 11썸인지 아닌지 모를 때, 별이가 뽑은 카드
밤 열한 시. 별이는 지붕 끝에 앉아 별꼬리를 살랑이며 동네를 내려다보고 있었어. 창이란 창은 거의 다 깜깜한데, 딱 한 집만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해.
이별조회 12이별 후, 마음이 도무지 안 정리될 때
별이는 새벽 골목의 담장 위를 걷고 있었어. 두 시 반 — 발밑까지 조용한 시간인데, 어느 창에서 새어 나온 파란 빛이 담장 아래를 깜빡깜빡 물들이고 있었어.
직장조회 6이직해도 될까, 고민으로 밤을 새운 날
막차가 가까운 시간의 버스 정류장. 별이는 정류장 지붕에 엎드려 별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어. 버스가 한 대 서고, 문이 열리고 — 근데 그 사람은 안 탔어.
관계조회 2연락할까 말까, 밤새 망설인 사람에게
버스도 끊긴 시간, 동네 어귀엔 아직 공중전화 부스가 하나 남아 있어. 요즘은 아무도 안 쓰는데 불만은 꼬박꼬박 켜지는, 그런 부스.
자존감조회 3자꾸 나를 탓하게 되는 날
새벽 한 시, 24시 코인 빨래방. 살짝 열린 문틈으로 들어온 별이는 멈춰 있는 세탁기 위에 올라앉았어. 손님은 딱 한 명인데, 세탁물이 좀 이상해. 달랑 셔츠 한 장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