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이의 에피소드
카드 설명서가 아니라, 별이가 밤 산책을 하다 만난 이야기들이야. 비슷한 밤을 보내고 있다면 하나 골라 읽어봐.
자존감막상 그날, 약속을 취소하고 싶어질 때
한여름 토요일 밤 열대야. 파자마 차림에 페트병 봉지를 들고 나온 사람 — 오늘 약속을 취소하고 종일 집에 있던 얼굴이었어.
자존감여름휴가 계획만 세우다 지칠 때, 진짜 쉬는 법
열대야의 24시간 마트, 카트엔 목베개, 손엔 빈칸 없는 휴가 일정표. 쉬러 가는 사람의 얼굴이 시험 전날 같았어.
연애썸인지 아닌지 모를 때, 별이가 뽑은 카드
밤 열한 시. 별이는 지붕 끝에 앉아 별꼬리를 살랑이며 동네를 내려다보고 있었어. 창이란 창은 거의 다 깜깜한데, 딱 한 집만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해.
이별이별 후, 마음이 도무지 안 정리될 때
별이는 새벽 골목의 담장 위를 걷고 있었어. 두 시 반 — 발밑까지 조용한 시간인데, 어느 창에서 새어 나온 파란 빛이 담장 아래를 깜빡깜빡 물들이고 있었어.
직장이직해도 될까, 고민으로 밤을 새운 날
막차가 가까운 시간의 버스 정류장. 별이는 정류장 지붕에 엎드려 별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어. 버스가 한 대 서고, 문이 열리고 — 근데 그 사람은 안 탔어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