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이의 에피소드
카드 설명서가 아니라, 별이가 밤 산책을 하다 만난 이야기들이야. 비슷한 밤을 보내고 있다면 하나 골라 읽어봐.
자존감자꾸 과거가 떠오를 때
밤 아홉 시의 한강 다리는 생각보다 붐벼. 뛰는 사람, 자전거, 통화하며 걷는 사람. 별이는 난간 아래 조명 박스 위에 앉아 그 행렬을 구경하고 있었어.
선택결정 장애가 심한 편이라면
별이는 골목 계단의 중간쯤을 좋아해.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을 다 볼 수 있거든. 저녁 아홉 시, 그 계단 중간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어.
연애연애 시작해도 될까
막차 지하철엔 이상하게 솔직한 얼굴들이 실려 가. 조는 얼굴, 지친 얼굴, 그리고 오늘은 — 실실 웃는 얼굴 하나.
직장퇴사 충동이 들 때
밤 열한 시 반, 사무실 건물 앞 화단 경계석에 별이가 앉아 있었어. 유리문이 열리고 마지막 퇴근자가 나오더라.
자존감나를 아끼는 하루 만드는 법
밤 아홉 시 반, 편의점 앞 간이 테이블. 별이는 맞은편 플라스틱 의자에 올라앉아 별꼬리를 얌전히 말고 있었어.